고향 집에 도착했을 때, 우리 아빠랑 이모는 거실에 앉아서 차를 마시고 있었어.
이모의 눈은 시뻘겋게 부어있었지.
아빠는 아무말도 안했어.
이모가 달려와서 날 안고 있는 동안에도 아빠는 찻주전자만 바라보고 있었어. 난 너무 혼란스러웠어.
다들 이상하게 행동하잖아.
동생은 내 짐을 문 옆에 내려놓고 나보고 좀 앉으라고 했어.
"머리 기르니까 정말 예쁘구나," 이모가 차를 홀짝이다가 날 보고 눈을 감으면서 말했어.
동생이랑 엄마는 서로 쳐다보다가 이모를 바라봤지. 이모는 찻잔을 든 채로 깊은 생각에 잠겨있었어.
"무슨 일이야? 다들 왜 이렇게 이상하게 굴어?" 난 너무 피곤하고 지쳐서 가족한테 상냥하게 굴어야된다는 생각도 못했어.
그저 대체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건지, 왜 다들 이상하게 행동하는 건지 알고 싶었어.
그때 이모가 눈을 뜨고 나한테 말을 하기전에 잠깐 엄마를 쳐다봤어. "너한테 얘기해 줄 게 있어... 우리는 몇 년 동안 너한테 이 사실을 숨겨왔고, 이젠 네가 알 때가 된 것 같아... Mia한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네가 알 필요가 있어." 난 그 얘길 듣고 혼란스러워서 이모를 쳐다봤지. 작은 이모(Mia)는 내가 태어나고 얼마 안 지나서 돌아가셨다고 들었거든.
이모가 작은 이모의 이름을 말했다는 것도 이상했어. 이모랑 엄마는 돌아가신 작은 이모에 대해 얘기하는걸 별로 안 좋아했단말이야.
엄마는 눈을 감고 손으로 얼굴을 가렸어, "너한테 이런식으로 얘기하는건 원치 않았는데, 네 안전을 생각한다면 네가 이걸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 동생은 이모가 이야기를 시작하니까 엄마의 손을 꼭 잡아줬어.
"옛날에 아버지랑 우리 네 자매가 농장에서 살고 있을 때, Julia(큰 이모)는 다 큰 맏언니였기 때문에 혼자 따로 잤고, 네 엄마랑 나랑 Mia는 같은 방에서 잤어.
아버지가 딸을 넷이나 키우니까 다들 놀랐지. 아버지 쪽에서 딸이 나온건 몇 십 년만에 처음이었거든. 우린 모두 어렸어. 그 중에서도 Mia는 제일 말 안 듣기로는 첫 째 가는 애였지. 그 일이 시작되었을 때, 걔는 7살쯤이었어. 걔는 짜증이 난채로 밤 중에 일어나서 우리한테 자기 좀 그만 건드리라고 말하곤 했어. 처음에 네 엄마랑 나는 Mia가 장난하는 줄 알았어. 근데 한 밤 중에 그렇게 일어나는 일이 점점 잦아졌던 거야. 나는 몇 번 밤을 새면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려고 했지만, 아버지 농장일을 도와드리고 들어왔기 때문에 항상 일찍 잠들어버렸어.
어느날 밤에 난 자다가 문득 속삭이는 소리가 Mia의 침대쪽에서 들려서 깼어.
속삭이는 소리는 계속해서 반복됐어.
걔 침대는 가운데였어, 내가 걔 왼쪽이고, 네 엄마가 걔 오른쪽이었지. 그 속삭임은 점점 허밍 소리로 변해갔어.
난 Mia쪽으로 돌아 눕고 천천히 눈을 떠봤어....
Mia도 눈을 크게 뜨고 힘없이 날 쳐다보면서 옆으로 누워있었어.
자세히 보니까 걔 뒤에 뭔가가 있었어.
지금까지도 잊고 싶은 그 무언가가...
사람 형체는 아니었어.
그렇게 어두웠는데 신기하게도 그를 볼 수 있었지...
그것을... 아무튼 그게 뭐였든지간에.
그건 Mia쪽으로 허리를 굽히고 걔 머리카락을 땋고 있었어. 몸집은 거대하고 지저분했어.
피부는 주름이 잔뜩 져서 늙어보였고
머리부분엔 머리카락이 듬성듬성 나 있었어.
크고 새카만 눈을 하고, 더럽고 긴 손톱을 가졌었지.
그건 거기에 서서 Mia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땋아 내려갔어. 난 아무 소리도 내지 않으려고 눈물을 삼키다가 결국 신음소리를 내고 말았어.
그건 너무나 빠르게 움직여서 눈을 한번 깜빡이니까 그 자리에 없더라. Mia는 조용히 있으려고 눈을 꼭 감고 있었어.
그때 내 침대 발 밑에서 까드득 소리가 났고, 차가운 두 손이 내 발을 건드렸어.
내 발목을 붙잡는 손가락이랑 피부를 파고드는 손톱을 느낄 수 있었어.
날 엄청 세게 잡아당겨서 하마터면 침대에서 떨어질뻔 했지. 그때 Mia가 자기 침대에서 일어나서, 폐가 튀어나오도록 소리를 질러댔어.
어머니랑 아버지가 달려오셨을 때, 이미 그건 사라져있었지
네 할머니, 할아버지는 미신을 믿고 계셔서 우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지 금방 알아내셨고, 더는 이대로 못 지낸다고 뭔가를 결심하셨어.
그분들은 우리를 영능력자에게 데려갔고, 그 영능력자는 우리 목숨이 위험하다고 말했어. 그는 지독한 집착을 하고 있는 무언가가 몇 십 년 간 아버지 쪽 핏줄에 붙어 내려왔다고 했어.
그 영능력자의 할아버지도 우리 아버지 가문을 몇 십 년 전에 도와준 적이 있다고 했지. 왜 밤 중에 Mia의 머리를 쓰다듬는 거냐고 물으니, 그는 머리카락은 사람의 영적인 부분의 연장선이라고 했어.
Mia에게 붙은 그 생물은 걔의 긴 머리카락에 엄청나게 집착했고 끌리는 것이랬지.
그는 우리 부모님께 그의 집에서 Mia의 머리카락을 짧게 자르고 작은 의식을 진행해야 한다고했어.
그리고 그날이 되자, 그는 우리 모두에게도 똑같이 그 존재를 쫓아내기 위해 머리를 항상 짧게 자르라고 당부했어.
그가 Mia의 머리를 자르니까 벽이 흔들리면서 벽에 붙어있던 물건들을 떨어뜨려댔지만, 그는 아랑곳않고 계속 걔 머리카락을 잘랐어.
우리 가족 여자들은 머리를 기르면 안 돼 머릴 기르면 뭔가가 쫒아다녀 3 마지막 (2) | 2021.10.26 |
---|---|
우리 가족 여자들은 머리를 기르면 안 돼 머릴 기르면 뭔가가 쫒아다녀 1 (0) | 2021.10.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