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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레딕]그 강에 뭐가 있어1

yudiyudi 2022. 9. 2.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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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름 : . 2018/02/26 20:54:41 ID : 2Fhbu8i1eII
서두없이 시작해서 미안해. 요전 스레딕 사이트가 갑자기 날아가서 뭐지..? 했는데 전 스레딕사이트에서 내 이야기를 들어준 사람이 한명이라도 이 사이트에 있을거라 믿어. 지방 군사대학 기숙사 귀신소동 이야기말이야. 모르는 분들을위해 대충 이야기 하자면 난 지방에 있는 모 대학의 군사학과를 다니는 사람이었어. 지금은 여러가지 사정으로 인해서 자퇴를 하고 통학가능한 거리의 전문대학을 다니는 사람이야. 사는곳은 수원이고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은 삶을 살고있다고 생각해. 이야기가 정신이 없네.. 미안해. 아무튼 본론으로 넘어가볼게

7 이름 : . 2018/02/26 21:02:50 ID : 2Fhbu8i1eII
난 경기도 용인에 살고있었어. 중학교 3학년 이후 수원으로 전학을 갔지만 그래도 16년이나 산 동내인 만큼 지금도 동내에 가면 가끔씩 모르는 아가들이나 아니면 행님누님들이 내게 인사를주고는 해. 그렇다고 해서 막 엄청난 양아치는 아니야. 액면가가 높고 덩치가 커서 주로 패싸움에 공성무기격으로 불려간것 뿐이지만.. 그래도 뭐 고등학교를 올라가서는 일탈하지 않고 충실히 살았다고 자부해. 아무튼 1월 초. 친구들은 하나 둘씩 군대를 가기 시작했고 나 역시 학과 특성상 준비하지 못했던 취업 준비를 명목으로 할일없이 유튜브나 보고있을 때 오랜만에 고향놈들한테 전화가 온거야. 이번에 A가 군대를 가는데 이별주나 한잔 하자고 말이야. 그때 기분이 마치 잊고있던 선물상자 하나 찾은 기분이더라ㅋㅋ 씻고 옷입고 밖으로 나가려는데 문열고 나갈때부터 내발에 내가 걸려넘어져 문고리에 마빡을 크게 부딪혀 혹이났지. 중3때 친구랑 담배피다 학생주임 선생님한테 철제자로 머리 맞은이후로 처음난 혹이었어.

8 이름 : . 2018/02/26 21:06:05 ID : 2Fhbu8i1eII
지금생각해보면 그때 내가 나가지 않았다면 어떻게 됬으려나 생각이 들기도 해. 지하철을 타는데 카드가 계속 오류가 나서 눈앞에서 지하철을 놓치고 담배피려고 라이터로 불 댕기다가 부싯돌이 틱하고 나가기도 하고 그날 일진 완전 거지였어. 원래는 30분에서 40분이면 갈 거리를 그날은 1시간이 넘게 걸리니까 진짜 지하철에서 누가 조금크게 말하는것도 짜증 이빠이나더라.. 그래도 오랜만에 내 불알들 얼굴 볼 생각에 마음을 진정시키며 내 고향에 도착했어. 아 그리고 이건 궁금해서 물어보는건데 실제 지명이나 역이름 같은거 글에 서술해도 되려나? 알려줘 스레더들!

10 이름 : . 2018/02/26 21:14:45 ID : 2Fhbu8i1eII
뭐 그냥 익명으로 처리할게. 왠지 지명을 밝히면 사람들이 몰리고 이미지가 안좋아 질까봐. 난 그곳을 욕하거나 어우 거기 가지마 이런식으로 폄하하고 싶지는 않아. 그래도 내 고향이니까. 암튼 친구들과 그때 거나하게 술을 마셨지. 아마 그날 A는 평생 쓰다듬받을거 다 받았을거야. 학창시절에 머리 시원하게 스포츠머리로 민 친구들 머리 만지는거 다 해본적있잖아? 뭐 남자들은 커서도 애라는게 꼭 틀린말은 아닌것 같더라고. 아무튼 이 사건의 시작은 그날 자정을 조금 넘어선 깊은 밤이었어. 며칠전에 만난 불알친구들과 의 술자리에서 친구놈중 한명이 그날 우리가 취한게 아니냐는 이야기를 하더라. 우리가 아무리 술을 개처럼 퍼마셔도 다들 사리분별은 가능한 사람들이었고 그날 날도 엄청나게 추워서 밖에 나오는 순간 술이 깰 정도였거든.

12 이름 : . 2018/02/26 21:24:52 ID :2Fhbu8i1eII
우린 친구 A를 집으로 돌려보내고 나머지 녀석들과 함께 다른 친구의 자취방에서 자기로 했어. 여기서 잠깐 등장하는 사람들 소개해줄게. 일단 힙선생. 이놈은 언더 준비하는놈인데 지금은 뭐하는지 잘은 모르겠지만 그래도 나름 착실히 살아가는 친구. '박숭이' 키가 작지만 중학교부터 야구를 해서 팔힘과 아귀힘이 대단한 녀석. 원숭이가 팔힘이 세다고 해서 어찌어찌 하다 별명이 붙은 녀석. '갓파' 이놈은 좀 인상깊었던게 처음만나자 마자 노래방에 갔는데 지는 놈이 삭발하자고 하더라. 혼신의 힘을 다해서 불러 결국 내가 3점차이로 이겨 내가 손수 머리를 밀어준 녀석. 그런데 내가 똥손이라서 머리를 다 밀고나니까 갓파랑 머리스타일이 똑같아서 별명이 붙은 불운한 친구. '경이' 얘는 언제부터있었는지 기억은 안나는데 어느순간 옆에 있더라. 여자애라서 딱히 붙여줄 별명이 없어서 그냥 마지막 글자만 따서 경이라고 불러. 그리고 마지막 나 '삼촌' 나이에 안맞게 삭은 인상과 큰 덩치로 인해서 별명이 이렇게 붙었어. 쨌든 이렇게 나를 포함한 5명은 단 하나의 실수로 인해서 한동안 기괴하고 소름끼치는 일을 겪어야만 했지.

14 이름 : . 2018/02/26 21:32:06 ID :2Fhbu8i1eII
버스를 기다리는데 자정이 지난 뒤에 뭐 버스가 있나.. 춥기도 하고 심심해서 버스정류장 뒤에서 경이, 나, 갓파는 담배를 피며 얘기를 하고 있었고 나머지 두놈들은 정류장에 앉아 핸드폰이나 두드리고 있었지. 그때 경이 이 미친놈이 갑자기 날 붙잡더니 오줌마렵다고 하더라. 어이없어서 내가 그걸 왜 나한테 말하냐고 하니까 갑자기 자기 못참을것 같다고 싸야겠데. 만약 경아 너가 이걸 보고있다면 미안하다.. 암튼 결국 경이는 다시는 하지못할 해괴한 방식으로 일을 봐야했어. 내가 걍 아무대나 가서 일보라고 하니까 미쳤냐고 날 때리더라. 생각해 보니까 요즘은 방범 및 치안이 좋아져서 아무대나 함부로 일을 못보잖아? 대충 설명하자면 내가 경이의 두손을 잡아주고 경이는 강둑? 어귀? 아무튼 발을 디디고 버티면서 강에 볼일을 보는거야. 지금 글쓰면서도 살짝 웃긴게 걍 싸는거 내가 가려주면 되는데 참..그놈에 술이 왠수지 뭐..

15 이름 : . 2018/02/26 21:38:59 ID :2Fhbu8i1eII
그때 경이가 일을 보는동안 그래도 여자애니까 딴곳을 보고있는데 갑자기 이놈이 비명을 지르면서 막 자기를 빨리 올려달래. 놀라서 걍 팔을 쭉 끓어당겨서 세우니까 얘가 엄청울면서 막 강을 가리키면서 뭐라하다가 다시 울다가.. 위에있던 두놈도 뭐여 하면서 내려오고 난리였지. 3명의 남정내들이 나한테 너 경이한테 무슨짓거리 했냐, 너 설마 그짓거리 했으면 넌 사람새끼도 아니다 등등.. 다채로운 지랄을 해대는걸 간신히 진정시키고 경이한테 물어봤어. 대체 뭘봤길래 그러냐고. 그러니까 얘가 하는말이 자기가 일을 보고있는데 무의식으로 밑에를 봤데. 그런데 그 밑에서 왠 사람 아마 남자로 추정되는데 눈을 엄청크게 뜨고 입을 벌린 체로 자기를 보고있었다는 거야. 그때 아마 5명 전원 술이 확깼을거야. 난 바로 핸드폰 후레쉬를 강에 비쳐보았어. 그때서야 알게됬어. 우리가 서있는곳이 하수도 위고 그곳은 그때당시 공사로 인해서 일시적으로 하수로를 막아버린곳이었지. 그런데 나도 순간 흠칫하고 폰을 놓칠뻔한게 물을 비추는순간 정말로 사람얼굴같은게 물속에서 날보고 입이 찢어져라 웃고있었어. 그런데 눈 한번 비비고 보니까 그건 사체나 살아있는 사람이 아니라 장승이었어. 그것도 천하대장군.

18 이름 : . 2018/02/26 21:47:41 ID : 2Fhbu8i1eII
그런데 아무리 물을 막아도 강의 흐름에 따라서 하수로로 물이 들어왔다가 역류해서 나오나봐. 장승의 목에 뭔가가 걸려있었는데 그게 물살에 약하게 너풀거리고 있었거든. 그때 선생이랑 갓파가 저게 뭐냐고 꺼내보자고 하더라. 평소같으면 이새끼들 돌았구나 하고 말렸겠지만 그땐 그냥 그러든가 말든가 하고있었거든. 근데 5분도 안지나서 그놈들이 그걸 건지더라. 빨간색 주머니였는데 재질은 싸구려 말고 꽤 질이 좋은 비단같아 보였고 주머니 입구를 조절하는 끈이 없고 대신에 입구를 굉장히 억샌 동아줄같은거로 묶어놓았었어. 진짜 그때 사진찍은거 다 올리고 싶은데 일을 해결해 나가던도중에 불가피하게 사진을 모두 지워서 아쉽다.. 아무튼 힙선생이 그걸 챙기고 우린 숭이의 자취방에서 2차로 또 신나게 퍼마시고 모두 기절하다싶이 잠에들었지.

20 이름 : . 2018/02/26 21:56:06 ID:2Fhbu8i1eII
아침에 일어나니까 자취방 주인인 숭이랑 경이가 벌써 일어나서 아침을 준비하고 있더라. 난 코에서 탱크소리를 내는 힙선생과 그거에 대적하듯 코에서 전투기 소리를 내는 갓파를 깨워서 어제 널브러놓았던 쓰레기들을 버리고왔지. 아침은 예상과는 조금 다르게 김치찌개였어. 라면을 끓여줘도 아이고 감사합니다 하고 받아먹을판에 김치찌개라니 그래도 숙취에는 역시 무파마가.. 암튼 그렇게 밥을먹고 할일없이 숭이내 집 컴퓨터로 TV를 켜서 보고있는데 갑자기 힙선생이 아 맞아 하더니 자기 패딩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더라. 그건 어젯밤에 주웠던 붉은 주머니였어. 이놈이 "야 이거풀어보자" 하더니 뭐 조금 쪼물딱 거리다가 부엌에서 가위를 가져오더라. 줄을 자르고 내용물을 봤는데 그안에 삼베?적삼?아무튼 그런 하얀천 안에 뭔가가 포개어져 있는거야. 애들이 순간 야 이거 뭐 똥묻은 휴지아니야 하면서 천을 피기를 꺼려하는데 그때 숭이가 "사내놈들이 이런거 하나 못하냐"하면서 천을 빼앗아 폈는데 피는순간 우리 다 기절할뻔했어..

22 이름 : . 2018/02/26 22:05:00 ID2Fhbu8i1eII
그 안에 들어있는건 긴 머리카락 한가닥과 다량의 손톱, 무엇보다 충격적이었던건 꽤 크고 두꺼운 사람의 치아였어. 난 이빨이 그렇게 뿌리가 깊은 줄 처음알았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크더라. 그리고 숭이가 주머니안을 밖으로 끄집어 내니까 안에는 금색글자로 복 복(福)자가 아니라 금할 금(禁)자가 새겨져있었어. 그제서야 우린 사태의 심각성을 알게되었지. 황급히 우리는 최대한 원상복귀를 시켜놓고 다시 그 강으로 향했어. 그리고 장승의 목에는 걸 수 없으니까 머리를 쓴다고 쓴게 동아줄로 주머니를 묶고 매듭짓고 남은 줄에 돌을 묶어서 장승 목위에 올려놓자 였는데 돌을 묶는 과정에서 1시간 반을 썼어. 진짜 그 줄 엄청 억세서 나중에 손에서 피가 났었던게 기억이 나네.

23 이름 : . 2018/02/26 22:09:27 ID2Fhbu8i1eII
그리고 우린 뭐 주워들은건 있어가지고 담배 하나를 꺼내 한번 쭉 빤 뒤에 그 장승이 있는 하수로 위, 그러니까 우리가 서있는 콘크리트 구조물 위에 올려놓고 합장을 했어. 그러면서 살짝 강을 봤는데 낮이었지만 이끼가 끼고 물이 탁해서 정말 실루엣만 간신히 보이더라. 지금에 와서 생각하면 그때 안심하면서 집에 갔었던 과거의 안일한 나를 존나패고 싶어져. 그렇게 간단하게 끝나지 않을거라는걸 예상했었거든.

28 이름 : . 2018/02/27 20:39:50 ID 2Fhbu8i1eII
스레주다. 일이 끝나고 집에오니까 이렇게 됬네. 미안해. 지하철을 타고 오면서도 계속 잡다한 생각이 떠나질 않았어. '뭔가 건드리면 안될것 같은 걸 건드린건 아닌가.', '일이 커지면 어떡해야 하지?' 등등.. 하지만 곧 바쁜 일상속에 파묻힌 나는 그 일을 잊고말았어. 그러던 어느날 A가 군대를 간지 이틀이 되던 그때부터 였을거야. 숭이의 자취방에서 기이한 일이 일어나기 시작했어. 숭이가 성격이 꽤 깔끔한 편이라 자취방 바닥에 쓰레기같은게 있는걸 못보는 성격이거든. 그 녀석이 바닥을 휘파람을 불며 쓸고있었데. 침대밑에 빗자루를 넣고 한번 쓱 훓어서 쓰레받기에 담았는데 약간 긴 머리카락 같은게 나왔다고 해. 그런데 머리카락끝에 비듬은 아닌 게 새까만것이 달려있었데. 이게 뭔가 하고 보니 약간 반짝거리기도 하고 푸석푸석한 느낌도 들고.. 뭔지 대충 짐작이 가지?

29 이름 : . 2018/02/27 20:48:22 ID 2Fhbu8i1eII
숭이가 하는말이 인정하고 싶진 않았지만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거였다고 해. 그래. 그건 바퀴벌래의 더듬이였어. 그걸 보자마자 비명횡사하며 손에 들고있던 청소도구를 바닥에 떨구자 침대밑에서 족히 십수마리는 되는 바퀴벌래들이 발발거리며 기어나왔다는거야. 원래 바퀴는 생명의 위협을 느끼면 안쓰던 날개를 펼치며 최후의 비행을 한다고 하더라. 자취방에서 붕붕소리를 내며 날아다니는 수 마리의 바퀴들.. 글쓰는 지금 당사자가 아닌 제 3자지만 어후.. 상상만해도 벌써 목뒤에 닭살이..

30 이름 : . 2018/02/27 20:52:02 ID 2Fhbu8i1eII
숭이녀석 나이 스물이 넘은놈이 눈물콧물 다짜면서 주인집 대문 부서지도록 두드리면서 소리질렀다고 해. 주인집 내외가 나오면서 학생 왜그러냐고 하니까 횡설수설 하는 녀석을 보던 남편이 앞장서서 숭이방에 들어갔어. 그런데 아무것도 없었데. 바닥에는 그녀석이 던져놓은 청소도구들이 떨어져있었어. 쓰레받기에는 먼지하나없이 깨끗했고 빗자루에는 자신의 머리카락이 조금 박혀있는거 빼고는 매우 깨끗한 방만이 자기들을 반견다는거야.

31 이름 : . 2018/02/27 21:00:38 ID :2Fhbu8i1eII
여주인은 숭이를 약간 한심하게 보는눈치였고 주인장은 '젊은 나이에 벌써 술을 그렇게 마시면 쓰나.'하면서 그녀석을 걱정해줬데. 그 얘기를 들으니까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었어. 그날 이른 저녁 난 그렇게 할일없이 노는 백수 힙선생과 그 옆을 지키는 보좌관 갓파를 데리고 그 강에 다시 가보았어. 여전히 그 장승은 물속에 있었지만 딱 하나 달라진 점이 있었어. 주머니가 사라지거나 하지는 않았어. 대신 주머니의 색이 바뀌어있었어. 약간 초록색이더라. 우린 대책회의가 들어갔어. '건져서 확인해볼까?', '미쳤냐? 숭이가 이거 건지고 꺼내봐서 오늘 저런거 겪은거 아니냐.', '그럼 우리가 애초에 할수있는게 뭐가 있더는건가.' 의견이 분분했지. 그때 갓파가 후레쉬로 주머니를 다시 비춰보더니 뭔가 알 수 없는 표정을 짓고있었어.

32 이름 : . 2018/02/27 21:09:31 ID :2Fhbu8i1eII
왜그러냐고 물어보니까 하는말이 주머니가 원래부터 초록색이 아니었던것 같다는거야. '뭔소리여 그건' 하면서 다가가 확인해봤는데 확실히 색이 자연스럽지 않았어. 이상하긴 했지만 그날 술을 엄청 마셔서 색깔구분을 못하거나 잊어버린거일수도 있을거란 생각을 했어. 유심히 보고있던 힙선생이 말하더라. 이거 불과 3일전에 우리가 놓고간거 맞냐고. 내가 '당연히 우리가 놓고갔으니까 여기있겠지. 동아줄 끝에 돌 묶여있는거 보면 모르냐' 라고 말하자 선생이가 뭔가 두려워하는? 아니면 소름이 돋는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어. '너 방금 뭐라했어? 돌이 묶여있다고 했지? 그런데 이거 한 3달은 있어야 이렇게 될수있어.' '뭔소리야 그건?' '이거 색깔. 이거 주머니에 이끼가 잔뜩껴서 색이 이렇게 보이는거야.' 우리 3명은 그자리에서 모두 얼어버렸어.

37 이름 : . 2018/02/28 21:50:38IDi05XusoY4K1
스레주다. 어제는 너무피곤해서 쓰던도중에 쓰러져자버렸어ㅋㅋ. 새학기가 시작되기도 하고 수강신청도 겹쳐서 요 일주일간 정신이 하나도 없었거든. 이해해 주길바라.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우린 말없이 담배를 피웠어. 하고싶은 말도 없었을 뿐이거니와 하고싶지도 않았거든. 이건 뭐 대책이 없는거야. 솔직히 그렇잖아. 그때 경이한테 전화가왔어. 전화를 받았을때는 조금 흠칫했어. 경이의 목소리가 아닌 굵은 남자의 목소리였거든.

40 이름 : . 2018/02/28 23:08:18 ID 2Fhbu8i1eII
스레주다. 오늘은 피곤해서 짧게 글 몇개 올리고 끝낼게. 아무튼 목소리의 주인공은 경아의 오빠되시는 분이셨어. 나는 몇번본 분이여서 어쩐일로 전화하셨냐고 물어봤더니 경이가 우리랑 술을 마시고 난뒤로 계속 악몽과 환청에 시달린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급하게 전화를 해야되는데 번호가 없어서 경이핸드폰으로 전화를 거셨다는거야. 우린 경이를 만날 수 있는지 물어봤는데 오늘은 가족행사가 있어서 조금 곤란하고 내일에나 가능할것같다고 하셨어. 우린 알겠다고 한 후 안부전해달라 한뒤 전화를 끊었지. 한숨만 나오더라.. 대학 기숙사 사건이후로 이런일이 다시는 없기를 바랬는데 또 이상한것과 연루됬다는 사실이 개같았어.

41 이름 : . 2018/02/28 23:18:09 ID :2Fhbu8i1eII
수원과 용인을 왔다갔다 하니까 교통비는 물론 몸도 지쳐갔어. 하루이틀도 아니고 사흘연속 거의 출근하듯 왕복을 하니까 진짜 힘들더라. 그렇게 그날도 역시 마땅한 해결책 하나 마련하지 못한 체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야만 했어. 집에 도착할무렵 숭이한테 문자가 왔어. -오늘 소주한잔ㄱ?- 집에 도착하고 침대에 눕자마자 온 문자였기에 난 쿨하게 거절했지. 답장을 보내자마자 숭이한테 문자가 왔더라. 그 MMS인가? 글 길게쓰면 모드가 바뀌는거. 암튼 제목이 없길래 뭐지? 하고 봤는데 문자는 공백이었어. 아무 내용도 써져있지않은 그저 빈 공간이었지. '뭐야 이거' 하고 그냥 무시했는데 10분간격으로 3번이 반복되자 나도 폭발해서 전화를 걸어보았어. '개새기..다음에 만날때 조져야지' 라고 생각했는데 이새끼 전화를 안받네?

42 이름 : . 2018/02/28 23:26:40 ID 2Fhbu8i1eII
오냐 이놈 넌 나중에 만나면 두루치기로 조져버려야지 라고 생각했어. 그러고서 다음날 일어나서 씻고 아침운동하고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었어. 얼씨구 이새기 전화하자마자 하는말이 어제전화 왜했냐고 하데. 그래서 내가 어제 너가 소주마시자고 했다고 하니끼 뭔 개소리냐고 하더라. 내가 캡쳐해서 보내주니까 숭이는 자기는 이런가 보낸적이없데. 그때부터 이제 아 이거진짜로 보통일이 아니구나 싶더라. (눈이 막감긴다 피곤해서...오늘은 여기까지만 할게. 여러분들 미안해!)

45 이름 : . 2018/03/01 13:58:27 ID RBcK5fcKZbe
스레주다. 지금일어난걸보면 어제 정말 피곤하긴했나봐. 숭이를 만나기위해 나가려고 채비를 하는데 그날은 부모님 두분모두 쉬시는 날이더라? 그래서 붕붕이를 끌고 나갔지. 참 오랜만에 잡아보는 핸들에 사태의 심각성도 잠시 잊은 채 난 신나게 차를 몰았어. 숭이의 자취방 앞으로 차를 댈곳을 찾으며 슬슬 가고있는데 갑자기 뭔가 밟는 느낌이 나면서 매우 기분나쁜 소리가 났어. 마치 뭔가 꽉찬 제질의 무언가를 밟아터트린 느낌이었지. 내려서 확인해보니 그건 턱부분과 발부분이 흰색인 검은 고양이였어. 정말 다행이도 이미 죽어서 눈에는 구더기들이 득실되는거드라.. 그래도 매우 찝찝했어.

46 이름 : . 2018/03/01 19:25:54 ID : 08o7tg2IHCi
자취방에서 나온 숭이는 내 차와 그 밑에있는것을 보고는 토악질을 했어. 내가 숭이한테 고양이시체가 이지경이 되도록 청소부들은 뭐한거냐고 묻자 숭이는 어제까지만 해도 없는 고양이시체라고했어. '무슨 소리야? 이거 눈봐봐 눈. 다 부패해서 구더기 들끓는데 오늘 죽었을리가 없잖아.' '야야. 그만말해. 어후...' 편의점에서 맥주와 간단한 안주를 사서 숭이의 자취방에 들어갔어. 비록 숭이가 헛것을 본것이겠지만 그래도 숭이가 약간 자신의 방에 들어가는것을 꺼려하는게 눈에 보였어. 아무래도 워낙에 깔끔하게 사는녀석이라 그러려니 하고 이해했지

49 이름 : 이름없음 2018/03/07 00:53:11 ID : 5bvg1A0nu62
만약 이게 주작이 아닌 사실이라는 가정 하에 지금 스레주와 스레주 친구들이 겪고 있는 그 현상들이 그 주머니 때문이라면 그 주머니 자체가 주술의 일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나도 오래 전에 읽은 책이라 제목은 기억안나지만 옛날에는 사람의 손톱과 발톱, 치아나 털이 사람 몸에서 떨어지더라도 그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는 분신으로 여겨왔대. 실제로 전쟁터에 나갈 때 머리카락을 두고 가서 만일 죽어서 시체를 찾지 못하게 되면 그 머리카락이 자신을 대신 할 수 있다고 믿었을 정도로. 그러다보니 누군가를 저주할 때 그 사람의 손톱이나 발톱, 치아나 머리카락을 많이 썼다고 해. 혹시 문헌같은게 있나 찾아봤는데 한국민족문화대백과의 주술 관련 글에 < 접촉주술은 한 번 접촉한 사실이 있는 것은 실질적인 접촉이 단절된 뒤에도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상호 작용을 계속한다는 원리에 의한 주술로서 감염주술(感染呪術)이라고도 한다. 예를 들면, 사람의 털이나 손톱·발톱 등은 그 사람의 육신과 분리된 뒤에도 그 사람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고 믿는 것인데, 도둑을 잡기 위하여 그 도둑의 발자국에 마른 쑥을 놓고 거기에 불을 붙여 뜨면 도둑의 발이 썩는다고 믿는 것, 또는 운동경기에서 경기를 잘하여 득점한 선수와 손을 맞부딪치는 것 등은 이러한 접촉주술에 기초를 둔 것이다. > 라고 쓰여있는 것을 보아 그 주머니는 접촉주술의 일종이 아닐까? 스레주, 만약 이게 주작이 아니고 사실이라면 그 주머니와 접촉한 모두가 위험한 상황이야

52 이름 : . 2018/04/25 20:35:52 ID : Gq1u61xDs9z
스레주다. 한달만에 돌아와버려서 미안해. 알바를 하다가 손님이랑 싸웠는데 손님이 휘두를 소주병에 어깨를 맞아서 한달간 푹 병원에서 요양하고왔어. 내가 이 글을 쓸 무렵에는 사건이 아직 ing였지만 지금 시점에선 어느정도 종결이 되가는 상태야. 그럼 본론으로 다시 넘어갈게. 숭이의 자취방에서 술을 마시기는 했지만 목구멍으로는 넘어가질 않더라. 넘어갈리가 없지.. 주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 있는데.. 그때 우린 아 몰라 그냥 마시고 다 잊어버리자. 별일 아닐거야. 라는 개한심하고 금붕어새끼 IQ같은 생각으로 술을 마셨지. 힙선생과 갓파는 나중에 숭이가 불러서 도중에 합류하게 되었어. 역시 이래서 백수친구들이 있는게 좋아. 심심할때 놀아주는 애들이 짱이여. 그날 꿈에서 나는 그 강가를 걷고있었어. 등에는 뭔가를 메고있는 체로. 그런데 그냥 걷고있는것이 아니라 어떤 여자를 따라가고 있었어. 꿈이었지만 그 여자를 무조건 잡아야겠다고 느꼈지. 사람들이 지나가다가도 나와 그 여자를 보더니 길가에 쭉 서서 우리를 가만히 쳐다봤어. 근데 사람들의 눈이 거의 주먹만하더라. 순정만화 주인공인줄 알았어.

53 이름 : . 2018/04/25 20:42:16 ID : Gq1u61xDs9z
그렇게 걷다가 점점 힘들어져서 결국 난 주저앉아버렸어. 그리고 등 뒤에 메고있던 것을 확인하기위해 그것을 내려놓고 확인해봤어. 거의 2.5m는 될법한 거대한 관이더라. 그런데 관에는 누군가 락카 스프레이로 쓴듯한 글씨체로 금할 금 한자 쓰여져있더라. 꿈이니까 당연하듯이 여기고 난 주머니에서 열쇠를 꺼내 관을 열었어. 그 안에는 그때 강 하수구에 있던것과 똑같이 생긴 장승이 들어있었고 마치 그 강에서 꺼낸지 얼마 되지 않은듯 이끼와 물기가 그대로 남아있었지. 근데 기괴한것은 내가 그걸 매우 맛잇게 먹기 시작했어. 정말 한 2주는 조난당했다가 음식을 발견하고 개걸스럽게 먹듯이 그걸 먹기 시작했어. 나무가 으직거리면서 부서지고 내 치아가 부지면서 잇몸을 찢어 피가 철철 흘러도 난 멈추지않고 계속 그걸 뜯어먹기 시작했어. 그러다 문듯 앞을보니 내가 쫓던 그 여자의 녹색 블라우스 자락이 관 뚜껑위로 살짝 보였어. 고개를 들어 그 여자 얼굴을 봤을때 꿈이었지만 차라리 기절하고 싶더라..

54 이름 : . 2018/04/25 20:48:36 ID : Gq1u61xDs9z
그 여자는 지하여장군의 얼굴과 똑같은 표정을 하고있었어. 아니 그건 지하여장군 장승이 맞았어. 눈에서는 피눈물이 흐르고 그녀의 목에는 그때 우리가 발견한 주머니같은게 목에 걸려있었어. 지하여장군인지는 어떻게 알게됬냐고? 머리에 족두리를 쓰고있어서 지하여장군인걸 알겠더라. 그러다 갑자기 그녀가 혓바닥을 길게 쭉 빼더니 그 큰입으로 자기의 혀를 잘근거리며 씹더니 혀를 잘라버렸어. 철퍼덕하면서 끔찍하고 듣기 거북한 소리가 나면서 그녀의 혀였던 살덩어리가 관뚜껑과 관을 이어주는 이음새에 떨어졌어. 신경이 아직 살아있는지 움찔거리며 움직히는 혀가 아직도 조금씩 내 기억에 남아있어. 그만큼 생생 꿈이었거든. 그러자 보고있던 구경꾼들이 내게 그 혀를 먹이려는지 그 살덩이르 잡아서 내 입에 억지로 쑤셔넣기 시작했어. 난 필사적으로 그걸 먹지 않기위해 아니 그냥 그 물체가 내 입속으로 들어가게 하지 않기위해 입을 다물고 발버둥을 쳤어. 그때 꿈에서 깼어. 눈이 번쩍 떠지고 몸을 일으켜 살펴보니 식은땀 범벅에 거친 숨을 몰아쉬게 되더라.

55 이름 : . 2018/04/25 21:02:17 ID : Gq1u61xDs9z
350ml정도 되는 페트병 물을 단숨에 들이키고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는데 갑자기 밖에서 비명소리가 들리는거야. 황급히 뒷정리를 하고 나오니까 3명이 동시에 일어났는지 서로의 얼굴을 보면서 헉헉데고 있었어. 내가 "아오 이 ㅅㄲ들 존내게 못생겨가지고 서로 얼굴보고 놀래네.." 라고 말하자 숭이가 취침등을 키고 숨을 몰아쉬더라. 그러면서 때아닌 새벽4시에 담배타임을 갖게되었어. 진짜 그렇게 엄숙하게 담배를 피는건 처음이었어. 엄진근한 분위기속에 담배를 피니까 왠지 조폭들이 서로 회의하다가 누가 말실수해서 분위기 존나 어색해진 그런 기분이더라. 정적을 깬건 숭이였어. "야.. 내가 꿈을 꿨는데.. 어후 꿈이 아주.." 그때 갓파가 갑자기 말을 자르더니 자기도 꿈을 꿨다고 하더라. 뒤이어 나와 선생도 꿈을 꿨다고 말했고. 숭이가 갑자기 꿈에서 등에 관을 메고 있었다고 다시 말을 이으려던 찰나 숭이를 제외한 3명이 기겁을 했어. 4명이 똑같은 꿈을 꿨다는건 상식적으로 말도 안되는거 나도 알아. 근데 정황상 4명 모두 같은 꿈을 꾸고 같은 시간에 동시에 일어났다는거 자체만으로도 난 솔직히 이번사건에 해피엔딩은 없을거라는걸 감지했어.

56 이름 : . 2018/04/25 21:05:52 ID : Gq1u61xDs9z
서로 꾼 꿈을 비교도 해보고 동시에 말해보자며 말해보기도 했지만 진짜 짜고친것처럼 모두 일치했어. 그런데 우리가 처음 주머니를 발견했을 무렵 하얀 적삼을 열어봤던 숭이녀석만 그 꿈의 결말이 달랐어.

57 이름 : . 2018/04/25 21:12:02 ID : Gq1u61xDs9z
숭이녀석이 마이웨이 인생이라 그녀가 자기를 보든말든 그 장승을 다 먹어치웠고 관뚜껑을 닫고 일어섰데. 그 순간 비로소 숭이는 그녀가 앞에 있다는걸 인지했고 그녀의 눈에서는 피눈물이 흐르다못해 안구가 빠져버렸다는거야. 그리고 그뒤에 우리와 마찬가지로 혀를 깨물어 잘라버리고 구경꾼들은 그것들을 주워 숭이 입에 억지로 밀어넣었데. 그녀석 역시 필사적으로 몸부림쳤지만 결국 눈과 혀를 삼켜버렸고 손가락을 입에 넣어 토해내려했지만 한번 들어간 그것들은 나오지않았다고 해. 그리고 지하여장군과 구경꾼들은 그녀석을 보면서 미친듯이 웃고 조롱하며 몸을 구타하기 시작했데. 지하여장군의 말이 그나마 또렷하게 들렸다고 했는데 그때 뭐라고 했더라..? 지금에 와서는 서로 말을 꺼내지 않아서 내 기억이 맞다면 "인고에 걸렸네, 인고에 걸렸어." 라며 엄청 비웃고 자기한테 피가 섞인 침까지 뱉었다는거야.

59 이름 : . 2018/04/25 21:24:20 ID : Gq1u61xDs9z
우린 꿈한번 더럽네.. 하며 자려고 다시 불을 껐지만 뭐 잠이와야 잠을 자던가 할텐데 잠도 안오고 해서 결국 4명을 pc방에서 아침을 맞게됬어. 신기한게 우리가 2시반쯤 자서 4시에 일어났는데 하나도 안피곤하더라. 군대간 A이야기를 하면서 밖에서 콩나물국밥을 먹던 우린 숭이가 이상하다는걸 눈치챘어. 그 뭐랄까 이녀석이 잘 못씹는거야. 막 입안에서 오물거리다가 그냥 넘기는것같더라고. 갓파가 너 뭐하냐 하고 묻자 숭이는 혓바늘이 난건지 아님 자기가 자다가 혀를 깨문건지 이상하게 혀가 따갑다고 했어. 우리가 혀 내밀어보라고 했을때 우린 우리밖에 없는 그 식당에서 의자를 뒤로 확 빼며 으허억 하며 물러났어. 숭이의 혀에 혓바늘이라고 하기엔 크고 종기라고 하기엔 작은 뭔가가 두어개정도 나있엇어.

60 이름 : . 2018/04/25 21:34:43 ID : Gq1u61xDs9z
쉬는동안 과제가 밀려버려서 이번글만 올리고 이따가 다시올게. 우린 숭이를 병원에 데리고 갔어. 의사가 혀 상태를 보더니 어후.. 상태가 많이 안좋으시네요 라며 말하자 숭이는 뭔가를 말하려는듯 어버버 거렸지만 입을 열고있는탓에 뭐라는지는 못알아듣겠더라. 의사말로는 잦은 음주와 흡연이 원인일 수도있으니 술은 줄이고 담배는 끊는게 제일 좋다고 했어. 그리고 무슨 약들을 지어줬는데 하나는 항생제 또 하나는 진통제 그리고 나머지 하나가 아마 소염제? 맞을거야. 병원에서 나와 각자의 집으로 헤어지고 나도 음악이나 들으면서 가야겠다 하고 핸드폰을 키자 경이한테 톡이와있더라 그것도 십수개나. 경이가 원래 A를 포함한 6명중 나와 가장친해서 나는 혹시 경이가 나를 좋아하나? 라는 찐따같은 생각을 하며 톡을 확인했어. 톡을 확인하자마자 나는 바로 경이한테 전화를 걸었어. 경이 역시 우리와 같은꿈을 꾸고 정확히 같은시각인 4시경에 눈을 뜬거야. 이건 나중에 사건이 클라이맥스로 치닫을때 들은건데 2시부터 5시까지가 귀시라고 하더라고. 귀시가 아마 영가들이 가장 활발하게 다니는 시간이라고 들었는데 맞는지는 모르겠네.

63 이름 : . 2018/04/25 22:51:45 ID : Gq1u61xDs9z
스레주다. 과제가 다 끝나지는 않았지만 왠지 오늘은 더이상 여기 못들어올것같아 짧게 글 몇줄 더 올릴게. 경이에게 전화를 하니 뭐 꿈의 정황이라던가 일어난 시각이라던가 거의 일치하더라고. 그래서 나와 경이는 이번 주말에 애들 모아서 다시한번 모이자 라고 한뒤 전화를 끊었어. 그리고 그주 우리 다섯은 다시 모이게됬어. 이번엔 술같은건 마시지 않았어. 도저히 마실 분위기는 아니었지. 그때처럼 침울한 분위기로 만난건 그때가 처음이었을거야. 담배를 끊고있던 경이마저도 담배를 입에 물고있었으니 모두 꽤나 충격을 먹은것같았어. 우린 이러저러 많은 이야기를 하던 중 선생이가 뭔가 아이디어를 하나 떠올린듯 우리에게 말했어. "강 뒤쪽에 절이 하나있는데 그 스님은 뭔가 아는것이 있지 않을까?" 라고 말이야. 그래서 우린 저녁을 대충 때운뒤 그 절로 향했어. 이 절이 되게 웃긴게 절 바로옆에 공사를 하고있고 인부들이 절 앞에 앉아서 담배를 막 피우고 막걸리 퍼마셔도 전혀 터치가 없다는 거야. 그래도 우리는 설마 믿는 도끼가 발등을 찍겠냐는 심정으로 절에서 비질을 하고있는 스님에게 다가갔어. 스님은 온화하게 우리에게 합장을 하고 "보살님, 어찌 오셨습니까?" 하고 물어보더라.

64 이름 : . 2018/04/25 22:59:49 ID : Gq1u61xDs9z
우린 전에있던 일과 현재 우리 상황을 설명한 뒤 뭔가 대책이 없는지 물어보았지만 스님은 약간 당황한듯 말했어. "어흐흠.. 큰스님을 만나뵈셔야 할것같지만.." 숭이는 뜸을 들이는 스님에게 다그치듯이 왜 말을 얼버부리냐며 짜증을 냈어. 그러자 스님이 굉장히 난처한듯이 우리에게 큰스님이 계시기는 하다만은 사람은 안만난지 꽤 되셨다는 이상한 소리를 하며 더이상 말을 잇지못했어. 결국 우린 절을 다 때려부시기 일보직전인 숭이를 억지로 끌어내며 늦은시간에 죄송했다고 말한 뒤 절을 나섰어. 아무성과도 내지 못한게 화가 난건지 아니면 자기 혀가 따가워서 화가난건지 숭이는 자기 직전까지 씩씩거리며 화를내다 잠이 들었어. 결국 우린 다음날 점심까지 이렇다할 해결책을 만들지 못하고 시간을 흐지부지 보내다 최후의 해결책인 당집을 찾아가기로 했어. 짐을 챙기고 나가려던 그때 누군가가 문을 두드렸어. 경찰 2명이랑 집주인 아저씨더라. 집주인 아저씨는 우릴보고 가볍게 눈인사를 해주셨어. 그아저씨는 아마 살아있는 부처실거야. 방 꼬라지가 완전 폭격맞은 전쟁터고 방에서 5명이나 나왔지만 전혀 화같은건 내지 않으셨으니까.

66 이름 : . 2018/04/25 23:10:55 ID : Gq1u61xDs9z
경찰이 왜왔는가 하니 어젯밤 절을 찾았던 우리의 모습이 공사장 CCTV에 찍혔고 그걸 본 공사 관계자가 우릴 경찰에 신고한거야. 아니..도데체 왜? 우리가 뭘 훔치거나 거기서 못된짓을 한것도 아닌데 왜 우리가 신고를 당해야하냐며 따지자 경찰이 우리가 사유지를 침범했다는거야. 머리속이 혼란스러워 아무말도 못하는 아이들을 대신에서 내가 "우린 거기에 있던 절에 볼일이 있어서 찾아뵌것 뿐이에요. 종교시설 방문이 사유지 침범이 될정도로 중범죕니까?" 하고 물어보니까 젊은 경찰은 어이없다는듯 날 쳐다보았고 나이가 많으신 경찰분은 흥분한 나를 진정시키며 나를 원룸텔 복도 끝으로 데리고나와서 뭔가를 보여주며 말했어. 경찰이 보여준건 스마트폰안에 있는 동영상이었는데 아마 CCTV화면을 동영상으로 찍은거겠지. 영상도 충격이었지만 경찰관의 말은 더욱 충격적이었어. "학생들이 술을 어제 많이 먹었나보네.. 자 일단 이거봐봐. 이 절은 얼마전에 스님 두분이 무슨이유인진 모르지만 자살하신 뒤에 폐쇄됬고 자네들이 어제 절에서 한 행동으로 봤을때는 이거 과음하고 한 행동으로 밖에 안보이거든." 사진속에 우리는 절의 문을 열고 들어가 절 마당에 대자로 뻗어서 누워 아무것도 하지않고 계속 누워있다가 숭이가 일어나서 빗자루로 바닥을 쓸더니 다시 빗자루를 던지고 잠시 후 우리는 아무일도 없었다는듯 절을 나왔어. 그런데 무슨 죄인 압송하듯이 고개를 푹 숙이고 한줄로 걸어나오더라.. 이게 내 인생에 첫번째 미스테리야. 기억에 없는 내 행동이 아직도 이해가 안가.

67 이름 : . 2018/04/25 23:15:16 ID : Gq1u61xDs9z
결국 나는 다시 친구들에게 돌아와서 윙크를 한번하고 어제 술을 많이먹고 우리가 돌발적인 행동을 한것같다, 내가 애들 대표로 사과드린다 하니 경찰관 두명은 그제서야 표정이 풀리면서 이번엔 초범이니까 훈방조치 하겠지만은 다음에 걸리면 큰일난다고 경고를 한 뒤 집주인 아저씨와 함께 돌아갔어. 애들은 당연히 날 다그쳤지. 무슨일이냐, 왜 너가 사과를 하느냐, 경찰관이 무슨 얘기를 해줬냐 뭐 무슨 청문회하는줄 알았어. 난 위에 썼던 모든 내용을 애들한테 말해줬고 급기야 경이는 이제 울기까지 했어. 진짜 이러다 누구하나 큰일나는거 아니냐면서 말이야. 결국 우리는 월요일에 당집을 한번 가보자 하고 그날 밤도 숭이집에서 잠을잤어. 그때가 아마 1월말에 접어들 때였을꺼야.